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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 세계 의학계에 기적의 사례로 보고돼야"

박지혜 기자I 2019.01.17 10:28:11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중증 알츠하이머(치매)를 이유로 8개월 가까이 5·18 민주화운동 관련 재판 출석을 거부한 전두환 전 대통령이 골프장에서 목격됐다는 주장이 나왔다. 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는 “세계 의학계에 기적의 사례로 보고돼야 할 일”이라고 일갈했다.

윤 원내대표는 1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상무위원회에서 “방금 한 일도 기억 못 해서 하루 10번씩 양치질을 한다고 주장하는 전두환 씨가 골프를 쳤다니, 한마디로 기가 찰 노릇”이라며 이같이 말햇다.

그는 “법원은 전두환 씨의 골프장 출입 사실을 확인해 강제 구인 등 강력한 조치를 해야 한다”며 “광주 시민을 모독하는 것은 물론 법원을 우롱하는 행태를 이대로 내버려둬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전날 한겨레에 따르면 강원도 A골프장 직원은 지난해 여름, 전 씨가 첫 번째 재판에 불출석했을 당시 골프장에서 골프를 쳤다고 말했다. 두 번째 재판을 한 달 앞둔 지난달 6일에도 부인 이순자 씨와 함께 골프장을 찾았다는 목격담도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전 씨는 당시 골프장에서 골프를 치며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 잘 걸어 다녔다고.

지난 2008년 6월 3일 오후 강원도 춘천의 모 골프장을 찾은 전두환 전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이에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과거 군사독재정권의 아버지를 자처하며 군홧발과 총칼로 국민을 짓밟은 역사 앞의 대죄인인 전 전 대통령은 이제 대한민국 사법체계마저 농락하며 경거망동의 정점을 보여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주현 민주평화당 수석대변인은 “헌정질서를 파괴하고도 추징금을 안 내려고 재산은 빼돌려서 호의호식하고 골프를 치면서 재판에 불출석해 사법부와 국민을 한껏 농락하는 자가 국립묘지에 묻혀서는 더더욱 안된다“며 ”우리 당의 천정배 의원이 발의한 ‘전두환 등 헌정질서파괴자 국립묘지 안장 금지 특별법’이 반드시 통과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호진 정의당 대변인도 “전 세계 의학계가 놀랄 ‘세상에 이런 일’이다. 심지어 전 재산이 29만 원뿐인데 골프를 치러 다니다니 국민은 기막힐 따름”이라며 “더는 어떠한 핑계도 용납할 수 없다. 끝 모를 국민 기만과 사기극을 막기 위해 법의 심판대에 조속히 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논란이 일자 전 씨 측은 “골프는 (건강 관리를 위해) 운동하고 외출하는 것”이라며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다고 해서 골프를 칠 수 없는 것은 아니라는 취지의 입장을 나타냈다.

지난 7일 전 씨가 두 차례 재판에 불출석하자 법원은 전 씨에게 구인장을 발부한 바 있다. 전 씨는 다음 재판일인 오는 3월 11일에도 출석하지 않을 경우, 강제로 끌려 나와 재판을 받아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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