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올랐나'…외국인 차익실현에 삼성전자 주가 뚝

김무연 기자I 2019.02.09 08:30:00

전일 3% 넘게 하락해 4만5000원 밑으로
트럼프·커들로 발언으로 미·중 무역분쟁 해소 기대감 줄어
외국인 투자가들의 발빠른 차익실현에 주가 하락



[이데일리 김무연 기자] 국내 증시의 버팀목인 ‘대장주(株)’ 삼성전자(005930)가 무너졌다. 하루만에 주가가 3%가 넘게 빠지면서 다시 4만5000원 밑으로 주저 앉았다. 미·중 무역협상 우려가 번지자 외국인들이 발 빠르게 차익 실현에 나섰기 때문이다.

8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보다 3.3% 하락한 4만4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이날 매도세로 돌아서면서 600억원 어치 물량을 쏟아냈다. 지난달 말 4만6400원을 고점으로 내리막길을 걷는 모양새다.

삼성전자 외에도 시가총액 상위 종목인 SK하이닉스(000660) 또한 주가가 4% 넘게 하락했으며 현대차(005380), 포스코(005490), 삼성물산(028260), 현대모비스(012330) 등도 줄줄이 약세로 마감했다.

래리 커들로 미국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 위원장이 미중 무역협상에 대해 부정적인 발언을 쏟아내며 등 미·중 무역협상 우려가 심화된 것이 주가 하락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커들로 위원장은 지난 8일(현지시간) 폭스 비즈니스 네트워크와의 인터뷰에서 “미국과 중국이 합의에 이르기까진 상당한 거리가 있다”고 밝혔다. 앞서 진행된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에서 여러 대화가 오갔지만 협상에 큰 진전이 없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2월 말로 예상됐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진행하지 않을 것이란 뜻을 밝힌 것도 주가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오는 27~28일 양일 간 베트남에서 열리는 2차 북미정상회담을 계기로 연쇄 미중 정상회담을 기대하던 외국인 투자가들이 미·중 무역협상 마감 시한인 3월 1일 이전에 양국간 합의를 이루기 어려울 것이라 판단해 빠르게 차익 실현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삼성전자의 주가가 시장의 기대감이 비해 빨리 오른 감이 없지 않다”며 “삼성전자의 주가 하락은 회사의 실적 전망 등 시장 요인 때문이 아니라 한 발 앞서 차익실현에 나선 외국인 투자가들의 영향이 크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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