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가 만났습니다]"증권거래세 폐지는 세제 정상화 차원"

문승관 기자I 2019.02.18 06:00:00

[인터뷰]최운열 더불어민주당 자본시장활성화특별위원장
6~7월께 결정 내년 시행…매년 20%씩 낮춰 2024년 ‘0%’
개인투자자 손실이월공제 ‘3년 합산’ 추진…‘펀드’까지 확대
“CVC 허용해 대기업 자금 생산적 금융으로 흘러가게끔 해야”
“차등의결권, 벤처기업에 한정…일반기업 확대 허용엔 반대"

[이데일리 문승관 기자] 당정이 증권거래세에 대해 5년간 단계적으로 폐지하기로 했다. 매년 20%씩 낮춰 2024년에는 ‘0%’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애초 전면 폐지와 단계적 폐지 두 안을 두고 검토했으나 세수의 급작스런 감소와 시장의 연착륙을 고려해 단계적 인하로 가닥을 잡았다.

대신 기업에 대한 주식양도세는 2023년까지 최대 16%로 확대한다. 금융상품으로 투자손실을 보면 최소 3년간 양도차익 과세를 면제하는 방안도 도입한다. 그동안 법인에만 주어졌던 혜택을 개인에게도 적용하는 것으로 손실이월공제를 통해 공정과세 확립과 자본시장 활성화를 꾀하겠다는 것이다.

◇여야 이견 없는 거래세 폐지…“자본시장 세제 정상화 방점”

‘자본시장 활성화 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최운열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15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증권거래세 개편은 단순한 거래세 폐지가 아니라 자본시장 세제 정상화 차원에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의원은 “공정 과세 실현이라는 큰 틀에서 증권거래세 폐지를 바라봐야 한다”며 “여야 간 특별한 반대 의견이 없어 국회가 열려 법안을 통과하면 시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최 의원이 상정한 법안을 보면 급격한 세수 감소를 고려해 연 20%씩 단계적으로 인하한 후 최종 폐지한다. 함께 추진하는 양도소득세는 소득세법 개정안에서 2020년부터 모든 주식 거래에 도입한다.

오는 2023년까지 일반기업은 최대 16%(중소기업 세율은 일반기업의 절반)까지 상향 조정한다. 현재 대주주에게만 과세하던 대상을 모든 주식 양도소득으로 확대한다는 특징이 있다.

주식과 채권, 파생상품뿐만 아니라 펀드까지 포함해 3년간 손실을 이월해 공제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최 의원은 “일본에서는 이미 20년 전에 이러한 과세 기준을 정립했다”며 “해당 기업에 투자한 사람이 손실을 봤는데 세금을 물리는 건 맞지 않다. 금융투자상품 간 손익통산을 넓게 허용하고 손실이월공제도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나”…CVC 허용해 벤처 활성화 추진

이밖에 최 의원은 기업형 벤처캐피탈(CVC)을 활성화해 생산적 금융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행 공정거래법상 일반 지주회사의 자회사는 금산분리 규제에 따라 금융업이나 보험업을 하는 손자회사를 보유하지 못한다. 금융회사에 해당하는 CVC도 불가능하다. 국내 대기업의 스타트업과 벤처 투자가 활발하지 못한 대표적인 이유로 꼽힌다. 반면 구글이나 애플 등 미국 IT기업은 CVC를 통해 직접 투자 또는 인수합병(M&A)을 통해 성장하고 있다.

그는 “대기업은 몇백조의 현금을 쌓아놓고 있어 이를 생산적 금융으로 가도록 통로를 터 줘야 하는데 아직도 구시대적 발상에서 한 발짝도 못 나가고 있다”며 “대기업 자금이 혁신창업기업과 스타트업으로 흘러들어와 소기업부터 대기업까지 상생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벤처생태계 활성화를 촉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업의 차등의결권 도입은 ‘벤처기업지원특별법’에 따라 벤처기업에 한정하고 있어 일반기업으로의 확대는 불가능하다고 못을 박았다. 최 의원은 “차등의결권은 벤처특별법에 따라 벤처기업에 한정하는 것으로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할 때까지 경영권에 신경 쓰지 말고 사업에 전념하자는 차원에서 도입하는 것”이라며 “일반 기업까지 허용하면 문제가 많아 벤처 이외에 확산하는 방향은 스스로 앞장서 반대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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