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社, 감사 시즌 넘기자 '악재 공시' 대량 투척

김대웅 기자I 2019.04.23 05:20:00

감사 '적정'으로 한숨 돌렸나 했더니…쏟아지는 악재
이달 CB발행 24건..전월비 60%↑
자금조달·계약해지·임상중단·공시번복 등 다양
시장 주목도 낮은 저녁시간에 집중 발표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이데일리 김대웅 기자] 코스닥 기업에 주로 투자하는 전업투자자 A씨(47세)는 요즘 불안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까다로워진 회계감사 기준으로 인해 마음 졸였던 감사보고서 시즌을 무사히 넘겼지만, 최근 들어 코스닥 상장사들이 잇달아 악재 공시를 쏟아내고 있기 때문이다. A씨는 “보유 종목 7개 가운데 3곳에서 이번 달에 악재를 발표했다”며 “산 넘어 산이란 생각이 드는 요즘”이라고 하소연했다.

지난 1일부로 사업보고서 제출 시한이 지나면서 한 시름 더는가 했더니 이제는 악재성 공시가 쏟아지며 투자자들을 불안케 하고 있다. 감사의견 적정을 받아내는데 온 신경을 집중했던 코스닥 상장사들이 한 고비를 넘기자 그동안 미뤄왔던 부정적 내용의 공시를 잇달아 발표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규모 자금조달부터 공시번복, 공급계약 해지까지 내용도 다양하다. 더욱이 이같은 악재 공시는 정규장 뿐 아니라 시간외 거래도 끝난 시점인 오후 6시 이후 무더기로 쏟아지는 경우가 많아 투자자들은 긴장을 풀 수 없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 기다렸다는 듯 대규모 자금조달…주식가치 희석 우려

22일 금융감독원 및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1~19일 사이 코스닥 시장에서 전환사채발행결정 공시(기재정정 제외)는 총 24건이 나왔다. 지난달 같은 기간 15건에서 60% 가량 증가한 수치다. 유상증자를 발표한 공시도 같은 기간 3건에서 14건으로 급증했다.

화장품업체 스킨앤스킨(159910)은 사업보고서 제출 시한을 넘기면서 지난 2일부터 거래 정지 상태에 있었지만 연장 시한인 지난 12일 극적으로 적정 보고서를 제출하면서 거래가 재개됐다. 희소식에 급등하는가 싶던 주가는 이내 악재를 만나면서 다시 아래로 방향을 틀었다. 거래가 재개되자마자 회사가 4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발표했기 때문이다.

바이오 업체들도 줄줄이 자금조달 공시를 내놓고 있다. 신약개발 업체인 인트론바이오(048530)는 지난 2일 200억원의 유증을 발표했고 인트로메딕(150840)은 지난 19일 100억원의 유증 공시를 했다. 이 외에도 THE E&M(089230) 디엠씨(101000) 광진윈텍(090150) 등이 대규모 증자를 결정하며 시장에 충격을 줬다. 의료진단기기 업체 셀바스헬스케어(208370)는 최대주주인 셀바스AI가 20억원의 유증을 통해 자금지원을 결정하기도 했다.

전환사채(CB)를 통해 자금을 수혈한 상장사는 더 많다. 세계적인 투자자 짐 로저스가 사외이사로 합류하며 주목받았던 아난티(025980)는 리조트 사업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450억원 규모의 CB를 발행하기로 했고 주가는 가파르게 미끄러졌다. 루미마이크로(082800)는 지난 4~5일 이틀 새 3건의 CB 발행을 발표하며 총 330억원을 수혈한다고 발표했다.

상장사의 대규모 자금조달은 시장에서 대체로 악재로 읽힌다. 자금 유입으로 신규 사업 등이 속도를 낼 것이란 기대가 반영되는 경우도 있지만, 많은 경우 자금 조달을 위해 대량의 신주가 발행되면 주식가치가 희석되기 때문에 주가에도 악영향을 준다.

◇ 계약 해지·임상 중단 등 날벼락도

대규모 자금조달 뿐 아니라 과거에 맺었던 계약이 해지되거나 진행 중이던 임상시험이 중지되는 등 날벼락이 떨어진 경우도 줄을 잇고 있다. 뉴프라이드(900100)는 지난 2017년 4월 브라질 상파울루 버스운송회사와 맺었던 928억원 규모의 타이어 공급계약이 해지됐다고 밝혔고, 케어젠(214370)은 스페인 오렐리 래버래토리스와 체결했던 12억원 규모의 더말필러 제품의 공급계약이 해지됐다고 공시했다.

지난해 12월 상장해 시가총액 1조원을 넘어서기도 했던 유틸렉스(263050)는 임상 중단 소식으로 충격을 안겼다. 회사는 지난 19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신약 임상시험 중지 통보를 받았다고 발표했다. 식약처의 불시 실태조사 결과 신약 앱비앤티셀의 1/2상 임상시험 중지 통보를 받았다는 것이다. 발표 다음날 유틸렉스 주가는 장중 10% 폭락하기도 했다.

코스닥 시장에서 이달 들어 단일판매·공급계약해지 형태로 나온 공시만 2건이다. 지난달 같은 기간에는 1건이었다. 또 이달 들어 불성실공시법인 지정이 예고된 코스닥 기업은 총 7곳으로 전월 동기 6곳에서 1곳이 증가했다.

◇ “악재 공시는 최대한 늦게”…올빼미 공시에 투자자 원성

특히 이같은 악재성 공시는 시간외 거래마저 끝난 오후 6시 이후에 몰리는 경향이 있어 투자자들을 더욱 애태우고 있다. 통상 금융감독원과 한국거래소는 오후 6시까지 상장사들의 공시를 접수하지만 기업들의 요청이 있을 경우 7시까지 시스템을 열어두기도 한다.

거래소 관계자는 “주가에 부정적인 공시의 경우 시간외 거래가 끝난 시간대에 발표함으로써 시장에 영향을 최소화 하려는 의도도 있었을 것”이라며 “민감한 공시의 경우 검토 시간이 길어지다 보면 6시를 훌쩍 넘기는 경우도 간혹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악재 공시는 대부분 다음날 주가에 즉각적으로 반영되며 쇼크를 불러오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늦은 시간까지 보유 종목의 공시를 살피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감사 리스크가 해소돼 안심하려던 찰나 올빼미 공시들이 줄줄이 나오니 마음을 놓을 수 없는 건 마찬가지”라며 “피로도라도 줄일 수 있게끔 가급적 오후 6시 이전에 공시 발표가 마무리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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