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對北제재 철회' 트윗 후…비건, 극비리 베이징行

이준기 기자I 2019.03.26 04:57:45

中 지렛대로 北美대화 불씨 살리나
일각 '비건 일행, 訪北 추진' 관측도

사진=연합
[뉴욕=이데일리 이준기 특파원] 북·미 대화 실무를 책임지고 있는 스티브 비건(사진)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지난 24일부터 중국 베이징을 방문 중인 것으로 뒤늦게 밝혀졌다. 지난달 말 결렬된 제2차 하노이 핵 담판 이후 북·미 간 교착국면이 이어지는 가운데 북한에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중국을 지렛대로 북·미 대화의 불씨를 살리기 위한 행보가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25일(현지시간) 일본 교도통신과 아사히TV 등에 따르면 비건 대표는 이번 방중(訪中) 기간 중국의 쿵쉬안유 외교부 부부장 겸 한반도사무특별대표와 만나 향후 북·미 대화의 대응 방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할 것으로 보인다. 비건 대표는 2차 하노이 핵 담판 이후 주요국을 방문하며 북한 정세에 대해 협의하고 있는데, 이번 방중 역시 같은 맥락에서 이뤄진 것으로 관측된다. 이와 관련, 비건 대표는 이날 베이징 숙소에서 나오면서 ‘방중 목적’ 등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미안하다. 아무 얘기도 못 한다”고 입을 다물었다.

미국 국무부는 비건 대표의 런던 및 뉴욕 방문 일정은 출입기자단에 사전 공지했지만, 베이징행에 대해선 일언반구조차 없었다. 일본 언론들의 보도 이후에서야 “비건 대표가 베이징에 있다는 사실은 확인해줄 수 있다”고 확인했다. 하지만, 자세한 일정 등은 여전히 공개하지 않고 있다.

일각에선 비건 대표의 방중이 극비리에 추진됐던 만큼, 비건 대표 일행의 방북(訪北) 추진 가능성까지 제기됐다. 실제로 비건 대표의 방중이 지난 22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른바 ‘대북(對北) 추가 제재 철회’ 트윗 직후 이뤄졌다는 점은 의미심장하다.

앞서 비건 대표는 지난 11일 워싱턴D.C.에서 열린 카네기국제평화기금 주최 핵 정책 콘퍼런스 좌담회에 참석, “우리는 북한의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를 위해 북한과 계속 협력할 것이며, 북·미 간 긴밀한 대화가 지속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최근 북한의 동창리 미사일발사장 복구 파문에도, 대화의 끈을 이어가겠다는 뜻을 거듭 분명히 했다. 다만, 비핵화 방식은 “점진적으로 진행하지 않을 것”이라며 단계적·동시적이 아닌 ‘일괄타결’ 식 빅딜 전략을 구사하겠다는 의지를 공식화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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