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규대의 컬처키워드] 정준영이 사회에서 자퇴 안하려면

고규대 기자I 2019.04.15 00:30:00

또 다시 드러난 정준영 단톡방의 충격 내용
사과의 정석은 잘못을 인정하는 데서 출발
사회의 시민으로 절실한 사과가 필요한 때

가수 로이킴(왼쪽)과 정준영 (사진=로이킴 인스타그램)
[이데일리 고규대 기자] 정준영 SNS 단톡방의 글들이 갈수록 점입가경이다. 몰래 촬영한 불법 촬영물을 올리고, 여성 비하의 사진을 돌려보는 범죄의 수준을 넘어섰다. 주말 동안 또다시 드러난 사실을 보면, 정준영의 단톡방에 참가한 이들은 일본군 위안부나 특정 인종을 모욕하는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해외 여성과 잠자리를 한 후일담을 자랑스럽게 묘사하는가 하면, 여성의 신체를 비속어로 표현하는 게 일상적이었다. 심지어 다른 남자와 잠자리를 한다며 여성을 ‘위안부’에 비유한 대목을 보면 이들이 과연 제정신인가 싶을 정도다. 한 인간으로서 지켜야 할 금도가 무엇인지, 이 시대를 살아가면서 느껴야 할 공감대가 무엇인지 전혀 판단조차 못 하는 것처럼 보인다.

정준영 단톡방에서 글을 남긴 이들은 너나 할 것 없었다. 여성을 성적 대상화하는 걸 오히려 자랑스러워하고 이를 하나의 놀이처럼 받아들였다. 배상훈 서울디지털대 경찰학과 교수는 언론과 인터뷰에서 이들의 행태를 ‘섹스링’(Sex ring) 범죄로 정의 내렸다. 섹스링은 집단이 불법 촬영물 등을 공유하며 놀이를 하듯 저지르는 범죄를 일컫는다. 배 교수는 tbs와 인터뷰에서 “별거 아닌 것처럼, 놀이처럼 얘기하지만 사실은 결과적으로는 범죄인 것”이라면서 표현했다.

불법 촬영물의 법적 처벌에 앞서 필요한 건 각 개인의 자각이다. 스마트폰으로 곧바로 촬영하고 즉시 유포되는 순간마다 스스로 범죄인지 되짚어보는 계기가 필요하다. 한 TV프로그램에 출연해 “자기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는 배우 이순재의 말이 비단 연예인에 국한된 교훈이 아니다. 이순재는 출연해 버닝썬 폭행 사건 이후 승리 성접대 의혹, 정준영 불법 촬영물 유포 등에 대해 “(연예인이) 공식적인 공인은 아니지만 공인적 성격을 띠고 있다”면서 “뭔가 잘못 생각하고 있다면 (연예계에서) 자퇴해야 할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승리 정준영 로이킴 등 일부 연예인이 SNS 단톡방으로 빚어낸 섹스링 범죄에 대한 수사는 현재 진행형이다. 이들이 가진 인식이 얼마나 상식을 벗어나는지 시간이 지날수록 하나씩 밝혀지고 있다. 의혹 초기 “사실과 다르다”던 이들의 말이 얼마나 무책임한 거짓이었는지 드러나고 있다. 무엇보다 이들은 자신을 사랑한 팬들과 자신을 응원한 국민에 대한 진심 어린 사과도 필요할 때다. 사과의 정석은 잘못을 모면하는 게 아니라 마음속 깊이 인정하고, 상처받은 이들이 그만두라고 할 때까지 용서를 구하는 데서 출발한다. 한 사회의 시민으로 절실한 사과를 해야 사회에서나마 자퇴하지 않을 수 있을 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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