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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급 발암물질 미세먼지의 습격... 혈액타고 심장. 뇌까지 노려

이순용 기자I 2019.03.26 00:05:14

국제암연구소(IARC)는 미세먼지를 1급 발암물질로 분류
미세먼지 심한 날 계속, 외출시 가슴이 답답하고, 숨이 막힌다는 사람 많아
미세먼지로 발생할 수 있는 질병은 ‘심혈관질환 및 뇌졸중’이 가장 많아

[이데일리 이동훈 기자]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평소 건강관리에 자신 있었던 전민수(가명·72)씨도 얼마전 아침 운동을 하러 나갔다가 갑자기 심장이 뻐근한 느낌을 받았다. 통증이 점점 더 심해져 급기야 가슴을 부여잡은 채 응급실로 실려왔다. 검사 결과 심근경색이 발생한 상태였으며 즉시 막힌 혈관을 재개통시켜 심장 근육 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었다.

◇미세먼지 증가하면 심정지 환자도 늘어

전국적으로 미세먼지, 초미세먼지 수치가 ‘매우 나쁨’ 수준을 보이면서 3월에만 일주일 이상 연속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발령됐다. 특히 세계보건기구(WHO) 국제암연구소(IARC)는 미세먼지를 1급 발암물질로 분류한 바 있으며, 정부에서도 미세먼지 대책을 마련하는 등 사실상 미세먼지는 사회 재난으로 규정되고 있다.

25일 질병관리본부 자료에 따르면 미세먼지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질병은 ‘심혈관질환 및 뇌졸중이 58%를 차지할 정도로 가장 많았으며, ’급성 하기도 호흡기감염 및 만성폐쇄성폐질환‘이 각각 18%, 폐암이 6%를 차지하는 등 심장혈관질환, 뇌혈관질환, 호흡기질환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미세먼지는 어린이, 임산부, 어르신 등 면역력이 약한 계층, 호흡기질환, 심뇌혈관질환, 천식 등 기저질환자에게 특히 더 위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06년부터 2013년까지 서울 지역에서 발생한 병원 외 심정지 환자를 분석한 국내 연구진의 연구결과 미세먼지 PM2.5 가 10ug/m3 증가할 때마다 병원 외 심정지 환자의 발생이 1.3% 증가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슨의 ‘대기오염 장기노출에 따른 여성심혈관질환 발병’을 주제로 연구한 논문에 따르면 6년간 폐경 후의 건강한 여성 6만5,893명을 분석한 결과 공기오염에 노출된 실험군의 경우 심혈관질환이 24% 증가했으며, 심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은 7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안질환·피부질환에 정신질환까지 유발

이렇듯 미세먼지 단기 및 장기 연구 결과를 보면 미세먼지(지름 10㎛ 이하), 초미세먼지(지름 2.5㎛ 이하)의 농도가 높아질수록 각종 질환 발병 위험도 같이 높아짐을 알 수 있다. 입자 크기가 작아 폐 깊숙이 폐포까지 침투하기 때문에 호흡기질환을 유발하고, 혈액을 따라 전신에 영향을 주기도 한다. 또한, 미세먼지 입자들이 혈소판을 활성화하면서 혈전을 만들어내고, 심근경색, 뇌졸중 등 심혈관계, 뇌혈관계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이외에도 안질환, 피부질환, 임신과 출산, 대사질환, 나아가 정신질환까지 전신에 걸쳐 영향을 미치며, 건강한 사람도 미세먼지에 장기간 노출되면 질환이 발병할 수 있다.

미세먼지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외출을 자제하는 등 미세먼지 노출을 최소화하고, 외출 시 마스크를 반드시 착용해야 하며, 기저질환을 앓고 있다면 질병을 꾸준히 관리해줘야 한다. 미세먼지 차단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보건용 마스크를 사용해야 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가 보건용 마스크의 성능을 인증하는 마크인 KF(Korea Filter)를 확인할 필요가 있는데, KF 뒤에 붙은 숫자는 차단율을 의미한다. KF80은 0.6㎛ 크기의 미세입자를 80% 이상 걸러낸다. KF94는 0.4㎛ 크기의 입자를 94%, KF99는 99% 이상 걸러낼 수 있다.

마스크 사용 주의사항도 준수해야 한다. 식약처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세탁해 사용하거나 재사용 금지 △수건, 휴지 등으로 호흡기를 감싼 다음 그 위에 착용 금지 △찌그러뜨리거나 모양 변형 금지 △착용 후 마스크 겉면 접촉 금지 △마스크 안쪽이 오염되었다면 사용 금지를 당부하고 있다.

심혈관질환자들은 질병관리본부에서 발표한 ’심혈관질환자의 미세먼지 대처‘에 관한 가이드를 준수하는 것이 좋다. 세부 내용으로는 △기존 질환을 적극적으로 관리 △장시간 육체활동 금지 △적당량의 물 섭취로 체내 노폐물을 배출 △창문 닫고 실외 활동 자제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인증한 보건용 마스크 착용 등이 있다.

전기현 메디플렉스 세종병원 심장내과 과장은 “미세먼지는 장기간 노출뿐만 아니라 짧은 시간 노출되었을 때에도 치명적일 수 있다”며, “호흡기질환 또는 심혈관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의 경우 미세먼지로 인해 질병이 악화되거나 호흡 곤란 등 갑자기 위험해지는 상황이 생길 수 있으므로 미세먼지 경보 발령 시, 외출을 삼가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어 “외출한 후에는 먼지를 깨끗이 씻어내고, 체내 미세먼지를 낮추기 위해 틈틈이 수분을 섭취해야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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