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쁨 아닌 아픔, 조현병]혹시 내 주변에도?…"경고증상 꼭 있다"

손의연 기자I 2019.05.16 06:11:00

백종우 경희대의료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조현병 환자 타해사례 드물어…치료 사각지대 놓인 경우"
"가족과 주변인, 경찰 등도 정신질환 대처법 알아야"
"가족책임제 어려운 환경…근본적 사회시스템 중요"

[이데일리 이동훈 기자]


[이데일리 손의연 기자] “조현병 환자들은 환청과 환시를 실제로 믿기 때문에 본인이 병을 자각하기가 어려워요. 때문에 주변인들이 관심을 기울여 주셔야 합니다.”

백종우 경희대의료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조현병 환자의 빠른 치료를 위해 무엇보다 주변 사람들의 관심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주변에서 알아채고 치료를 권해야 한다는 얘기다. 아울러 치료의 사각지대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조현병에 대한 오해…“타해보다는 자해가 대부분, 젊은 나이에 발병”

최근 진주 아파트 살인 사건, 부산 친누나 살인 사건 등 조현병 환자가 저지른 범죄가 사회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그러나 백 교수는 범죄를 일으킨 조현병 환자는 치료를 제대로 받지 않은 경우로 굉장히 예외적인 사례라고 지적했다. 그는 “조현병 환자가 타인을 해치는 경우는 치료 전 600명당 1명, 치료 후 1만명당 1명 수준으로 상당히 예외적인 상황”이며 “보통 환자들은 불안하고 두려워하는 상태이기 때문에 타해보다는 자해를 하는 경우가 훨씬 많다”고 설명했다.

조현병은 10대~20대 젊은 나이에 발병하지만 환자들이 증상을 스트레스와 착각할 수 있고 환각과 환청을 사실로 믿기 때문에 주변인들의 관찰이 중요하다는 것이 백 교수의 설명이다.

백 교수는 “발병 초기인 전구기는 6개월에서 1년 정도 지속되는데 대인관계를 피하고 스트레스에 예민해지는 등 평소와 달라질 수 있다”라며 “조현병 경우 자신과 관련이 없는 것도 있다고 생각하거나 공상이나 상상에 집착하는 모습을 보인다”고 강조했다.

잇따르는 범죄로 조현병 환자들도 자신들의 병에 대한 불안감을 호소하기도 한다. 그러나 지속적으로 치료를 받고 재발 방지 관리를 하면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고 조언한다. 백 교수는 “안인득 경우도 치료를 중단한 후 7번 경찰에 신고접수되는 등 경고증상이 있었다”라며 “최근엔 환자들의 입원 기간도 단축되고 전보다 통원치료를 받는 경우가 늘고 있는데 그만큼 전보다 편견이 줄어든 결과”라고 말했다.

백종우 경희대의료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조현병, 주변 사람이 알아채야…근본적으론 치료 사각지대 줄이는 것이 중요

백 교수는 조현병이 치료가 중요한 정신질환인 만큼 근본적으로 치료의 사각지대를 줄여나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조현병에 대한 혐오가 환자에 대한 차별로 이어지고 결국 환자들이 숨고 방치되는 악순환을 경계해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그는 “1인 가구가 늘어나는 등 사회 인구구조가 변화했기 때문에 지금처럼 가족이 전적으로 책임져야 하는 정신건강시스템에선 사각지대가 생길 수밖에 없다”며 “퇴원 후 사례관리, 가정방문진료 등 찾아가는 정신건강 서비스를 촘촘히 갖춰 나가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정신건강 응급처치(mental health first aid)에 대한 교육 필요성에 대해 목소리를 높였다. 백 교수는 “미국에선 경찰 등 공무원이 조현병이나 조울증 등 정신질환자를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교육을 받는다”라며 “소음 신고를 받았을 때 원인이 없으면 환청일 수 있고, 피해망상 같은 신고 내역을 접수했을 경우 정신질환을 의심할 수 있는데 우리도 이에 대한 지식과 대처법을 알고 있었으면 범죄 피해가 많이 줄어들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현병 범죄를 막기 위해선 경찰을 지원하는 정신건강 응급출동팀 같은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안인득도 예전에 경찰이 수차례 신고를 받고 출동했을 때 고개 숙이고 잘못했다고 해 경찰이 그가 위험하단 생각을 못했다고 했다”라며 “정신질환에 대한 징후를 판단할 수 있는 전문가가 현장에 나갔으면 범죄를 막을 수도 있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백 교수는 강제입원 여부를 가족이 아닌, 법원이 판단하는 사법입원제 도입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사법 입원이라고 법원이 무조건 입원을 강제로 진행하는 게 아니다”라며 “가정법원 판사가 전문성을 가지고 정신건강 전문가들과 협력해서 인권과 안전을 어떻게 추구할 수 있을지 고민하는 시스템 마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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