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①플랫폼 전쟁…통신업계 판도까지 흔드나

김윤지 기자I 2019.02.11 06:00:30

유료회원 100만명 충격파
광고 없고, 다양한 매체 이용 장점
서비스 제휴 LG유플러스는 웃음꽃
'킹덤' 공개후 하루 가입자 3배로

사진=넷플릭스
[이데일리 스타in 김윤지 기자]넷플릭스가 빠른 속도로 국내 미디어 업계에 침투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금주 CJ헬로 인수에 따른 임시 이사회를 개최하고 인수 승인을 결정한다. LG유플러스가 CJ헬로를 인수하면 국내 유료방송업계 4위에서 단숨에 2위로 올라서게 된다.

LG유플러스는 IPTV 메뉴에 넷플릭스를 탑재한 국내 유일한 통신업체다. 콘텐츠 화질에 따라 가격이 다른 넷플릭스 전용 요금제도 출시했다. 지난달 25일 ‘킹덤’ 공개 직후 5일 동안 IPTV 하루 신규 가입자 수가 평소보다 3배 늘었다. 그 결과 지난해말 LG IPTV 가입자 수는 400만명을 돌파했다.

글로벌 OTT(Over the top·셋톱박스 없이 시청하는 스트리밍 서비스) 넷플릭스는 콘텐츠 시장의 판도를 바꾸고 있다. 넷플릭스는 PC·TV·모바일에서 모두 사용할 수 있다. 스마트폰에 저장한 ‘킹덤’을 퇴근길 지하철에서 일부 시청한 후 귀가해 TV에서 같은 아이디로 접속하면 끊겼던 부분부터 재생된다. 간접광고(PPL)도 없고, 화면 상단 방송사 로고도 없다. 기존에는 JTBC 사이트에서 ‘SKY캐슬’을 보고, SBS 사이트에서 ‘괜찮아 사랑이야’를 보고, IPTV에서 영화 ‘신과 함께’를 봐야했다면 이 모든 게 넷플릭스에서 가능하다. 그 결과 국내 유료 시청자 90만명(무료 등 포함 127만명·추정치)을 넘어서 100만명에 육박하고 있다.

소비자들은 스마트 기기로 원하는 시점에 콘텐츠를 소비하고 싶어하는 최근 트렌드에 적합한 플랫폼이라고 환호한다. ‘킹덤’은 거액의 제작비와 기존 방송에서 볼 수 없는 장면으로 뜨거운 반응을 끌어내고 있다. 국내를 넘어 해외 시장에서도 인기가 높다. 일찌감치 시즌2를 확정해 주지훈·배우나·류승룡 등 주연 배우들은 오는 11일 시즌2 첫 촬영에 돌입한다.

반면 국내 OTT·지상파 등 기존 콘텐츠 사업자들은 “시장 논리를 뒤흔든다”고 주장한다. 넷플릭스는 제작사에 제작비 전액을 제공하는 대신 저작권(IP)을 장기간 확보한다. 우수한 인력을 자랑하는 국내 제작사들이 자칫 하청업체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는 유료 방송 시장에서 특정 기업의 시장점유율이 33.3%를 초과할 수 없도록 하는 합산 규제 재도입도 검토하고 있다. 지상파도 “제작비의 급격한 상승으로 드라마 판권 확보에 애를 먹게 됐다”고 볼멘소리다.

OTT 성장은 세계적인 흐름이다. 넷플릭스가 국내 콘텐츠 사업자에 따라 약으로, 혹은 독으로 다가오는 것은 피할 수 없다. 문제는 넷플릭스의 성장에서 각 콘텐츠 사업자가 어떤 전략으로 대응하고 이를 성장에 활용할지 여부다. 편 당 제작비에 턱없이 모자란 비용을 내고 드라마 판권 확보에만 몰두하다 넷플릭스의 위세에 짓눌린 지상파에 비판의 목소리가 높은 것도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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