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책 "혁신 거부한 당"…김병준 "갈 길 묵묵히 가겠다"(종합)

유태환 기자I 2018.11.14 17:43:32

전원책, 해촉 닷새만인 14일 기자간담회 개최
"인적쇄신 쉽지 않아…절반은 물갈이해야"
"난 김병준 수족 아냐…기강, 군사정권 용어"
전문가 "벌써 여러 잡음…비대위 중심 잃어"

자유한국당 조직강화특별위원에서 해촉된 전원책 변호사가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의 한 사무실에서 입장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유태환 기자] 자유한국당 조직강화특별위원회 위원에서 해촉된 전원책 변호사가 14일 “먹던 우물에 침을 뱉고 싶지 않지만 혁신을 거부한 당에 아무런 미련이 없다”고 말했다.

내년 2월로 예정된 전당대회를 연기하고 인적청산을 할 시간을 확보하자는 자신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은 한국당에 재차 비난의 화살을 날린 것이다. 전 변호사는 문자로 해촉을 통보받은 지 닷새만인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 인근의 한 사무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보수정당 재건이 이제는 어려워졌다”며 이같이 밝혔다.

전 변호사는 “한국당 인적쇄신이 말처럼 쉽지 않다”며 “적어도 절반은 물갈이를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지금까지 보스 흉내를 낸 분들은 정말 자중해달라”며 “여러분이 자중을 안 하면 한국당이 아니라 대한민국 보수의 미래가 없다”고 했다. 또 “국민을 정말 사랑한다면 한국당에서 지금까지 폼을 잡고 산 분들은 물러나 달라”며 “신진에게 길을 열어줘야 하고 지금이 그 적기”라고 강조했다.

전 변호사는 조강특위 권한을 놓고 갈등을 빚어온 김병준 비대위원장에 대한 불만도 쏟아냈다.

전 변호사는 “김 위원장이 팔을 자르는 기분이라고 했는데, 그분이 대통령이고 제가 비서면 팔을 자른다는 기분을 이해하겠다”면서도 “하지만 제가 그분 수족이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이어 “그분이 당 기강을 강조했는데 현대 정당 민주주의를 대단히 오해하고 있다”며 “기강은 군사정권에서나 쓰는 용어. 군사정권 내 획일적인 정당이라면 모르겠는데 어떻게 기강을 얘기하느냐”고 힐난했다.

아울러 김 위원장이 자신이 요구한 전권(全權)이 ‘전례 없는 권한’이라고 주장한 데 대해 ‘모욕’이라고 규정하면서 “자칫 잘 못 들으면 말장난이다. 그래서 장외에서 (김 위원장과) 언짢은 말싸움이 벌어진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반면 김 위원장은 전 변호사 해촉 이후 퇴임을 촉구하는 목소리까지 나오는 상황과 관련, 흔들림 없이 당 혁신을 추진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재차 강조했다. 그는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김병준 퇴진 내지는 부정은 쭉 있었던 일”이라며 “갈 길을 묵묵히 가는 것밖에 도리가 없다. (비대위가) 동력을 상실할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전 변호사의 전권 논란에 대해서도 “경제부총리에게 ‘경제에 있어서는 당신이 대통령’ 이렇게 이야기한다고 국군통수권까지 주는 건 아니지 않느냐”며 “조강특위에 전례 없는 권한을 준다고 했는데 조강특위 밖의 일에 대해, 말하자면 경제부총리는 부총리의 전권을 가져야지 ‘국군통수권까지 가지겠다. 대통령 권한 자체를 다 가지겠다’는 건 아니지 않느냐”고 했다.

하지만 정치권 안팎에서는 전 변호사 해촉으로 김병준 비대위가 혁신 동력을 상당 부분 잃었다는 게 중론이다.

김용철 부산대 교수는 “전 변호사는 비대위 혁신의 정점에 서 있던 인물”이라며 “전 변호사 해촉으로 사실상 조강특위가 없어진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진단했다. 김 교수는 “벌써 여러 가지 잡음과 계파 간의 주장들이 강하게 나와서 비대위가 중심을 잃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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