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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치 않은 글로벌 금리 급등…韓 시장 '촉각'

김정남 기자I 2018.01.19 16:51:52

미국채 10년 금리, 지지선 2.6%선 단박에 돌파
국내 채권시장도 약세 압력…"美·日·유럽 경계"



[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미국 시중금리가 잇따라 ‘심리적 지지선’을 넘어 상승하고 있다. 최근 들어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관측이 부쩍 커지면서다.

◇2.6% 넘은 미국채 10년 금리

19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지난 18일(현지시간)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전거래일 대비 4.07bp(1bp=0.01%포인트) 급등한 2.6278%까지 상승했다. 2.6%선을 넘어선 것은 지난해 3월14일(2.6023%) 이후 처음이다. 전고점 수준까지 올라선 것이다. 채권금리가 상승한 건 채권가격이 하락한 것을 의미한다.

10년물 금리는 지난달만 해도 2.3~2.4% 수준이었다가, 올해 들어 레벨을 확 높이고 있다.

미국채 30년물 금리도 4.95bp 오른 2.9059%를 나타냈다. 지난해 10월27일(2.9193%) 이후 거의 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어느덧 3%를 목전에 두고 있다. 30년물 금리는 지난해 5월15일(3.0087%) 이후 3%대를 기록한 적이 없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방향에 밀접하게 영향을 받는 2년물 금리도 간밤 2.0439%까지 상승했다. 최근 10년여 동안 볼 수 없던 수준이다.

주목되는 건 미국 연방정부의 예산안 ‘셧다운(폐쇄)’ 우려가 커졌음에도 초안전자산으로 꼽히는 미국채 가격이 급락(금리가 급등)했다는 점이다.

시장이 더 관심을 가진 건 연준의 베이지북이었다. 연준은 이를 통해 “지난해 말 미국 경제가 온건한 속도로 확장했고 물가 압력도 비슷한 속도로 강해졌다”고 평가했다. 최근 미국 일각에서는 탄탄한 노동시장을 바탕으로 인플레이션 우려가 상방 리스크로 부쩍 거론되고 있다.

이 때문에 연준의 기준금리 추가 인상 시점도 오는 3월로 앞당겨질 것이라는 컨센서스가 형성되고 있고, 시중금리도 레벨을 높이고 있다.

김상훈 KB증권 연구원은 “베이지북에서 물가에 대한 경계가 확인되면서 연간 연준의 금리 인상 3회 가능성이 높아진 게 주요 배경”이라고 말했다.

미국뿐만 아니다. 독일 국채(분트채) 10년물 금리는 지난해 말만 해도 0.3%대였다가, 최근 0.5%대를 훌쩍 넘고 있다. 영국 프랑스 등 다른 유럽 주요국의 장기금리도 조금씩 오르고 있다.

◇“美·日·유럽 움직임 경계”

국내 시장도 이날 영향을 받았다. 서울채권시장에서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전거래일 대비 1.8bp 상승한 2.638%에 거래됐다. 초장기물인 20년물과 30년물 금리도 각각 3.1bp, 3.2bp 올랐다.

국채선물시장도 마찬가지다. 10년 국채선물(LKTBF)은 25틱 하락한 120.19에 마감했다. 틱은 선물계약의 매입과 매도 주문시 내는 호가단위를 뜻한다. 틱이 하락하는 건 그만큼 선물가격이 약세라는 의미다.

채권시장은 현재 대외 리스크를 주시하고 있다. 특히 주요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결정이 이번달 말에 몰려있다. 23일(이하 현지시간) 일본은행(BOJ)이, 25일 유럽중앙은행(ECB)이 각각 통화정책회의를 열고,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도 31일 끝난다.

시장 한 인사는 “주요국의 긴축 조짐이 있는 만큼 한동안 경계감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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