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성 화장품 두려운 中소비자, DIY 화장품에 눈 돌려

성세희 기자I 2018.01.22 11:28:00

중국, 韓기타 화장품 수입량 매년 증가
동영상 콘텐츠 발달로 DIY 화장품 영상多

중국의 유명 동영상 사이트 ‘아이치이’(愛奇藝)에서는 DIY 화장품을 만드는 영상을 쉽게 찾을 수 있다. 펄 파우더 3g과 붉은 색과 흰색 진주빛 미카 파우더를 각각 1g, 2g씩 섞으면 아이섀도나 블러셔로 쓸 수 있다.(출처:아이치이 영상 갈무리)
[이데일리 성세희 기자] 중국의 생활 수준이 향상되면서 화장품 성분에 신경쓰는 현지 소비자도 늘어나는 추세다. 중국 소비자는 독성 물질과 화학 물질 등을 확인하기 어려운 일반 화장품을 불신하는 양상을 띠기 시작했다. 중국 현지에서는 원하는 성분을 직접 섞을 수 있는 ‘DIY’(do it yourself·소비자가 원하는 대로 제조하는 반제품) 화장품이 인기를 끄는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중국의 기초화장용 제품류 등 기타 화장품(HS Code 3304.99) 수입국 가운데 1위는 우리나라로 집계됐다. 무역협회는 DIY 화장품도 기타 화장품 분류에 포함된다고 본다.

중국 내 우리나라 기타 화장품 수입 규모는 2014년 2억464만달러(약 2177억원) 수준에서 이듬해 6억6657만달러(약 7083억원)로 225% 이상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그후 2016년 10억2863만달러(약 1조950억원)로 50% 넘는 증가세를 보였다. 지난해 10월까지 누적 수입액은 11억달러(약 1조1715억원)를 넘어섰다.

2014년 기타 화장품 부문 1위 수입국은 프랑스였다. 우리나라는 미국에 이어 4위에 그쳤다. 그러나 2015년 2위로 올라선 우리나라는 2016년부터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지난해 중국과의 사드(THAD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갈등에도 우리나라 화장품 수입 규모는 줄어들지 않았다.

중국 유명 동영상 사이트 아이치이(愛奇藝)에서는 DIY 화장품을 만드는 영상을 쉽게 찾을 수 있다. 동영상 콘텐츠가 발달하면서 직접 화장품을 만드는 방법을 소개하는 왕홍(網紅)도 있다. 왕홍은 ‘인터넷에서 인기있는 사람’이라는 뜻의 중국어로, 우리나라 콘텐츠 크리에이터와 같다.

중국이 DIY 화장품에 관심이 늘어난 건 화장품 성분에 의구심을 갖는 소비자가 늘어나서다. 완성된 화장품에 중금속이나 카드뮴 등이 섞여 있어도 확인할 방법이 없다. 천연 재료 등으로 직접 화장품을 만들면 이런 위험을 줄일 수 있다.

최근 중국 매체 21CN에 따르면 화장품 4332개 제품을 무작위로 추출해 성분을 분석한 결과, 이 가운데 60개 제품에서 합성부신피질 스테로이드(Clobetasol)와 베타메타손(Betamethasone) 등이 적발됐다. 스테로이드 성분은 부신피질 호르몬 유사체라서 내분비계에 간섭을 일으켜 이상 증세를 느낄 수 있다. 베타메타손도 스테로이드 성분의 일종으로 피부 표면을 매끄럽게 만드는 반면 과다 사용했을 때 피부병 등을 유발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DIY 화장품이 활성화된 외국에 비해 중국 DIY 화장품 시장은 초기 단계”라면서 “중국 소비자가 DIY 화장품을 선택할 때 출시 국가와 제품질에 신경쓰기 때문에 한국 화장품 업체에 유리한 편”이라고 분석했다.

최근 3년간 중국 DIY 화장품 주요 수입국. (출처: 한국무역협회, 단위: 천 달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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