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훈의 블록체인 탐방]개인정보 축적, 보험상품 혁신 돕는다

이정훈 기자I 2018.04.02 06:19:12

5편. 직토(Zikto) <上> `인슈어리움` 프로토콜 곧 출시
개인은 보상받고 정보 공유…앱·보험상품 활성화 기여
200억원 규모 ICO 진행중…`더챌린지` 앱도 활용 확대

직토 인슈어리움 에코시스템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금융업계에서도 가장 보수적인 것으로 알려진 보험권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보험(Insurance)과 기술(Technology)을 합친 신조어인 `인슈어테크(Insurtech)`를 근간으로 보험사들은 고객들로부터 취합한 빅데이터를 인공지능(AI)으로 분석함으로써 보다 혁신적인 보험상품을 만들겠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중국에서는 인터넷업체와 공동 개발한 혈당측정 단말기를 가입자에게 제공하고 여기서 생산되는 데이터로 갱신보험료를 할인하거나 할증하는 보험상품이 시판됐다. 미국에서도 보험 가입자가 웨어러블 기기를 차고 목표 걸음수를 달성하면 하루 1달러씩 월 최대 20달러 보험료를 깎아주는 보험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국내에서도 지난해말 금융당국이 건강증진형 보험상품 가이드라인을 공개하면서 AIA생명이 많이 걸을수록 보험료를 깎아주는 암보험을 처음 내놨다. 특히 이런 인슈어테크에 블록체인 기술을 접목해 보험사들은 가입자들의 니즈에 맞아 떨어지는 새로운 보험상품을 큰 비용 부담 없이 손쉽게 설계할 수 있고 보험 가입자인 개인들은 보험사에 신뢰도 높은 자신의 각종 데이터를 제공하고 그에 합당한 보상을 받을 수 있는 생태계가 열리고 있다.

◇인슈어리움으로 보험사·계약자·개발자 연결…혁신적 보험상품에 기여

지난 2015년 세계 최초로 사용자의 걸음걸이를 분석해 자세를 교정해주는 웨어러블 스마트밴드인 ‘직토워크’를 개발해 아시아 포브스가 선정한 ‘2017년 주목할만한 스타트업 10’에 선정되기도 한 직토(Zikto)는 이같은 인슈어테크 대표 스타트업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 회사를 이끌고 있는 김경태 대표는 “웨어러블 기기로 시작했지만 정작 중요한 건 하드웨어보다는 건강 측정 데이터가 중요하며 그런 건강정보를 확보하려는 수요가 가장 많은 곳이 보험사라는 걸 깨달았다”며 “특히 우리는 인슈어테크 사업을 블록체인이라는 플랫폼으로 구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직토가 구축하고 있는 플랫폼인 인슈어리움(Insueum)은 보험과 이더리움의 합성어로 이더리움 블록체인 기반으로, 블록체인으로 탈(脫)중앙화 생태계를 만들어 보험사와 보험계약자, 제3의 개발자를 연결해준다. 이 생태계 내에서 각 참가자들은 블록체인에 게반한 암호화폐 토큰인 인슈어리움을 교환해 익명의 데이터를 사고 팔 수 있다. 특히 블록체인이 개인 정보의 정확성과 그에 대한 신뢰성을 높여준다. 인슈어리움 플랫폼에 참여함으로써 보험사는 필요한 데이터를 확보해 혁신적인 상품을 개발할 수 있고 개발자는 자신의 어플리케이션을 인슈어리움 프로토콜에 연결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보험계약자들도 익명으로 자신의 개인 정보를 보험사나 개발자들과 공유해 보상을 얻는다.

사실 보험상품에 혁신성을 더하려 해도 상품을 설계하는데 필요한 기초 통계가 턱없이 부족한 게 현실이다. 기초 통계를 얻고 이를 분석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투자가 필요한데 설령 투자를 한다고 해도 수익으로 연결된다는 보장이 없어 선뜻 투자를 결정하기도 어렵다. 이 때문에 인슈어리움 플랫폼은 보험사들의 투자 비용을 낮춰주고 의사결정을 빠르게 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도 “걸음수나 맥박수, 혈당 등 건강관련 데이터뿐 아니라 보험상품의 손해율에 영향을 미치는 각 개인의 운전습관이나 집안 실내온도, 헬스클럽 이용빈도 등의 정보까지 취득할 수 있는 앱이 최대한 많이 만들어지도록 하고 보험사는 이런 앱을 개발한 업체를 선정해 스마트 계약(Smart Contract)만 맺어 적은 비용으로 다양한 데이터로 보험상품을 만들 수 있다”며 “이런 생태계를 통해 앱 개발업체들이 수익을 얻도록 하고 보험사도 비용 절감이 가능하도록 하며 중소형보험사나 P2P보험사 등이 더 혁신적 상품을 만들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직토 인슈어리움 프로토콜


◇외국계 등 보험사와 협업 강화…`더챌린지` 앱 통해서도 연계사업 확대

직토는 보험사들과의 협업을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해외에서는 악사(AXA)가 항공편 이착륙이 지연될 때 그 시간에 대해 보상해주는 보험상품을 내놓는 등 블록체인을 활용한 보험상품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 때문에 국내에서도 가장 관심도가 높은 외국계 보험사들과 자주 접촉하고 있다는 게 김 대표의 설명이다. 다만 그는 “대형 보험사들이 들어와야만 플랫폼이 큰 힘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며 다소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직토는 인슈어리움 플랫폼을 서둘러 출시하기 위해 자금 조달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이미 35억원(320만달러) 상당의 자본금과 시리즈A 펀딩을 확보했고 싱가포르에서 암호화폐공개(ICO)를 실시해 200억원 수준의 자금 조달을 추진하고 있다. 이미 기관투자가들을 대상으로 프라이빗 세일을 진행했고 개인들을 상대로 한 퍼블릭 세일도 고민하고 있다. 특히 프라이빗 세일에서는 크립토펀드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판타라캐피탈 펀드에 참여하는 등 기관들의 반응도 우호적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기존에 이미 출시한 걸음 통합 플랫폼인 `더챌린지(The Challenge)`라는 앱을 적극 활용해 금융권과의 협업을 지속적으로 시도할 계획이다. 이미 KB금융그룹,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 SK플래닛, 코인플러그 등과 파트너십을 맺었는데 작년에는 KB국민카드와 협업해 `가온 워킹업카드`를 선보였다. 카드 발급후 앱을 다운로드 받아 한 달에 30만보 이상 걸으면 카드 사용액의 최대 5%까지 포인트를 적립해주는 상품으로, 이미 손익분기점인 3만장 이상이 발급됐다. 올해에 추가적인 프로젝트 카드 출시를 시도할 계획이다. 또 향후에는 이 앱을 통해 다양한 웨어러블 기기에서 생산되는 활동량을 API로 기록해 보험상품 설계에 활용할 수 있다. 특히 이를 통해 고객 데이터를 획득하고 관리하는데 들어가는 비용은 개인당 연 700원 수준에 불과해 수십억원씩 들어가는 기존 시스템에 비해 효율성이 높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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