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IFC2018]현대차·삼성도 눈독들이는 ‘그랩’…성공비결은 ‘현지 이해’

김경은 기자I 2018.03.22 06:00:00

[인터뷰]응웬 투안 아잉 그랩 베트남 대표

[하노이(베트남)=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올 1월 현대차그룹은 동남아시아 모빌리티 서비스업체 ‘그랩(Grab)’에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이어 한달도 지나지 않은 2월 삼성전자도 그랩과 전략적 제휴를 체결하기로 했다. 이보다 앞서 지난해 6월 중국의 알리바바와 일본의 소프트뱅크는 공동으로 그랩에 15억 달러를 투자했다.

아직 협상이 완료되지는 않았지만 최근 글로벌 1위 차량 공유 서비스 업체인 우버가 동남아사업부문을 그랩에 매각한다는 소식이 외신을 통해 전해지면서 그랩에 대한 궁금증은 더욱 증폭되고 있다.

응웬 투안 아잉 (Nguyen Tuan Anh·사진) 그랩베트남 대표(CEO)는 21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를 통해 “동남아의 폭발적인 인구 성장과 경제, 3G 연결, 저렴한 스마트폰 가격 등은 ‘주문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환경으로 사업모델이 변화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며 동남아 시장에 특화한 서비스를 내놓은 배경을 설명했다.

그랩은 ‘동남아시아 우버’라고 불리는 차량 공유 서비스 기업이다. 2012년 앤서니 탄(Anthony Tan)이 창립한 뒤 동남아시아 7개 국가에서 서비스를 진행 중이다. 응웬 대표는 “탄은 말레이시아에서 그래브 (Grab)를 공동 창립했고 곧이어 나머지 동남아로 확장하기를 원했다”며 “그래서 그는 베트남에 왔고 나를 발견했다”고 말했다.

그랩이 동남아에서 우버를 제친 배경에 대해 응웬 대표는 동남아 시장에 적합한 서비스를 개발한 것을 가장 먼저 꼽았다. 응웬 대표는 “우리는 쿠키커터처럼 복사하고 붙여넣지 않는다”며 “지역사회의 필요를 존중하고 항상 그들을 만나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그랩의 가장 큰 성공 비결로 꼽히는 현금결제 시스템이 단적인 예다. 우버도 최근 현금결제가 가능하도록 서비스를 개선했지만, 이미 그랩이 시장을 점유한 뒤였다.

응웬은 “그랩의 앱과 운영 방식은 경쟁사보다 훨씬 맞춤화되고 지역화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베트남의 3G 연결, 저렴한 스마트 폰의 가격, 무료 와이파이(Wi-fi)사람들의 이동 필요성이 커지며 많은 문제들이 해결됐다”고 덧붙였다. 베트남의 빠른 모바일 환경 변화가 모바일 기반 창업 환경에 유리한 조건을 형성했다는 얘기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