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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통관 늦어 낙지 값 급등? 수입업자 욕심 때문"

조진영 기자I 2018.07.23 05:30:00

낙지식당 사장 김동연 부총리에 민원
관세청 "물먹은 낙지 통관 강화되며 유통 시간걸려"
농수산물, 인력 부족에 검역 변수 겹치면 통관 늦어

낙지
[세종=이데일리 조진영 기자] “관세청 통관이 늦어져 낙지가격이 너무 빠르게 오르고 있습니다. 음식값을 올릴수도 없는 노릇입니다”

서울 신촌에서 낙지 식당을 운영하는 홍창기씨는 지난 18일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만난 자리에서 이 같은 애로사항을 전했다. 최근 낙지가격이 빠르게 올랐는데 메뉴 가격을 올릴 수 없어 어렵다는 얘기였다. 김 부총리는 “관세청은 우리(기재부) 소관이다. 도울 방법이 있는지 알아보겠다”고 답했다.

홍씨 말대로 최근 낙지가격은 급등했다. 통계청이 지난 3일 발표한 소비자물가동향을 보면 낙지 가격은 1년 전보다 43.1% 치솟았다. 통계청 발표일인 3일 노량진수산시장에서 중국산 낙지 경락시세는 1㎏당 평균 2만5000원 전후를 기록했다. 2만원을 밑돌던 1년 전에 비하면 큰 폭으로 오른 것이다. 금어기와 낙지 개체수 감소 영향으로 국내 낙지 생산량이 지난해보다 5.2%줄어든 6067톤을 기록하면서 시세에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 나왔다.

그러나 두 달만에 1.5배가량 상승한 중국산 수입 냉동낙지 가격을 설명하기엔 역부족이다. 식당에서 사용하는 냉동낙지 대부분은 중국에서 들어오기 때문이다. 홍씨가 통관 문제를 원인으로 지목한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그는 “관세청에서 통관처리가 늦어진다는 얘기가 있다”며 “원가가 오르면 음식값을 올려야하는데 잘못 올리면 손님이 끊길까봐 손실만 그대로 부담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명절 때는 통관에 딜레이가 생긴다. 의구심이 있다”고 덧붙였다.

관세청은 통관절차의 문제가 아니라고 설명했다. 하변길 관세청 대변인은 “최근 부산지역으로 수입된 중국산 냉동낙지에서 ‘물먹은 낙지’가 발견되자 식품의약품안전처가 해당 수산물을 해동한 뒤 정밀검사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물먹은 낙지’란 수입업자가 낙지값을 더 받기 위해 낙지에 물을 뿌려 얼린 것을 말한다. 관세청이 빠르게 통관시키려해도 먹거리 안전을 위해 식약처의 정밀검사를 소홀히 할 수 없는 노릇이어서 불가피하게 공급이 늦어지고 있다는 얘기다.

이와 별개로 명절과 연휴 기간에 통관이 늦어지는 이유는 복합적이다. 수입물품이 들어올 때 관세청과 식약처를 비롯해 다양한 유관기관이 참여해 절차를 진행하는데 어느 한 곳에 문제가 생기면 수입이 늦어질 수 밖에 없다. 교역량이 빠르게 늘어났지만 통관·검역절차를 진행하는 인력은 크게 늘지 않은 점도 수입물품의 유통을 늦추는 원인으로 꼽힌다. 또 통관 이후 도·소매상까지 유통되는 과정에서 연휴가 끼어있을 경우 배송이 늦어지고 공급량에 영향을 미쳐 낙지가격이 오르는 원인이 될 수 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8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신촌의 한 커피숍을 방문해 지역 소상공인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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