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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형 선박 수리조선소 운영, 조선산업 부활 이끈다"

김정유 기자I 2018.03.23 00:05:00

송무석 삼강엠앤티 대표 인터뷰
후육강관 국산화 업체, 선박 구조물 등으로 중견기업 도약
초대형 선박 수리 조선소 설립, 2022년까지 매출 1조 목표

송무석 삼강엠앤티 대표가 22일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이데일리와 만나 인터뷰를 하고 있다. 송 대표는 “초대형 선박 수리 조선소를 통해 국내 조선산업의 부활을 이끌고 싶다”고 밝혔다. (사진=삼강엠앤티)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국내 유일 ‘초대형 선박 수리·개조’(Maintenance, Repair & Operation·MRO) 조선소를 통해 최근 어려움을 겪는 우리나라 조선산업 부활을 이끌고 싶습니다. 이를 통해 오는 2022년까지 총 매출 1조원, 영업이익 1000억원 돌파를 목표하고 있습니다.”

22일 서울 여의도에서 만난 송무석 삼강엠앤티(100090) 대표는 “국내 최초로 후육강관을 국산화하고 세계적 브랜드로 자리매김한 노하우를 활용해 신성장동력인 초대형 선박 MRO 시장에서도 선두주자가 되고 싶다”며 이같이 밝혔다.

1999년 설립된 삼강엠앤티는 당시 해외 의존도가 높았던 후육강관을 처음으로 국산화한 업체다. 후육강관은 두께 20mm 이상 철판을 이용해 만드는 산업용 파이프로 다양한 용도로 사용된다. 과거 대우에서 비철금속 유통사업을 담당했던 송 대표는 매번 해외에서 발주를 받던 후육강관을 보며 ‘우리가 직접 국산화해보면 어떨까’라는 생각에 사업을 구상했다. 하지만 당시 한 대기업에게 후육강관 사업 협력을 제안했지만 단칼에 거절 당했다. 이에 송 대표는 자신이 직접 사업을 해보기로 결심하고 산업용 파이프 선진국인 일본으로 건너가 관련 노하우를 습득했다.

송 대표는 “특수강관업계에서 유명한 한 일본기업 공장을 엔지니어 3명과 함께 찾아가 생산과정을 직접 살펴봤다”며 “당시 장비업체에 설비 설계를 의뢰할 경우 거금이 들어야했기 때문에 자금이 없던 우리는 눈으로 일본 제조기술을 습득한 후 국내에 들어와 설계하는 방식을 구사했다”고 회상했다.

2000년 8월 자체적으로 만든 설비를 완성하고 이후 조금씩 후육강관을 수주하기 시작했다. 거래 업체가 부도나 대금을 지급받지 못하는 등 어려움도 있었지만 현대중공업 등 대기업들을 끈질기게 쫓아다니며 수주를 따냈다. 송 대표는 “수입산보다 우리 후육강관이 어떤 장점이 있는지를 적극 설명했다”며 “거래 대기업들이 우리 설비를 보고 품질을 인정하기 시작하면서 2002년부터 수주 물량이 밀려들어왔다”고 말했다.

후육강관을 만들어 납품하다보니 제품이 어떻게 쓰이는 지 알게되면서 송 대표는 또 다른 사업을 구상했다. 송 대표는 “자체 생산한 후육강관으로 선박 구조물을 만들어 더 큰 매출을 내는 조선·해양회사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2009년 경남 고성에 관련 공장을 만들어 본격적으로 사업을 키웠다”고 말했다. 고성공장은 약 43만㎡(13만평)의 넓이에 537m의 유효안벽, 깊은 수심, 800t 골리앗 크레인, 롤벤더 등을 확보, 조선 선박용 구조물 및 대형 해양플랜트 제작에 천혜 조건을 갖췄다는 게 송 대표의 설명이다.

송 대표는 지난해 또 다른 신규사업에도 도전했다. 초대형 선박을 수리, 개조할 수 있는 MRO 사업이다. 지난해 법정관리를 졸업한 고성조선해양을 인수, MRO 전문 조선소 삼강에스앤씨를 설립하며 올초부터 관련 사업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송 대표는 “국제해사기구(IMO) 법령에 따라 오는 2020년부터 모든 선박은 황·질소 등의 배출물을 절감하지 않으면 입항할 수 없게 됐다”며 “기존에 운항 중인 선박 99%가 고유황 연료를 사용하고 있어 저감장치를 모두 달아야하는 상황이지만 아직까지 국내에선 이같은 선박 개조를 할 수 있는 조선소가 없어 해외로 나가야하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액화천연가스(LNG)선박 수리의 경우 외국에 나가 진행했을 때 국부가 유출될 수 있는만큼 국내에서도 초대형 선박을 수리·개조할 수 있는 조선소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며 “이번 MRO 사업은 약 6000명의 고용을 창출하고 숙박 및 관광 산업, 선용품 산업 등 연관 지역 산업 발전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송 대표는 삼강엠앤티와 삼강에스앤씨를 통해 오는 2022년까지 매출 1조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지난해 기준 삼강엠앤티의 매출액은 1230억원이다. 전방산업 경기 악화로 최근 3년간 매출이 감소했지만 신규사업을 통해 실적을 반등시키겠다는 계획이다.

그는 “수리 및 개조, 특화된 중형선 건조 사업 역량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국내 제조 선박은 물론 해외 수주 물량을 적극적으로 확대해 3년 후 삼강에스앤씨를 코스피 시장에 상장할 것”이라며 “2022년까지 영업이익도 1000억원 이상 창출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최근 위축된 조선업계에 대해서는 뼈있는 조언을 남겼다. 송 대표는 “몰락 위기인 조선업계에서 일어서려면 경영자들이 ‘오너’와 같은 기업가정신을 갖고 회사를 운영해야 한다”며 “이제 글로벌 조선시장에도 싱가포르, 중국 등 한국을 대체할 대안들이 많기 때문에 경영자들은 기업가정신을 갖고 사업에 고삐를 바짝 죄야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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