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전자 등 제조업 '재채기'…중소 협력사 '몸살'

김정유 기자I 2018.07.23 05:00:00

車협력사들 공장 폐쇄, 법정관리 신청 등 잇단 '눈물'
스마트폰 부품업종도 물량 20% 감소 등 '비상'
대기업 의존도 높은 고질적 문제, 독자노선 확보 필요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지난해 매출 493억원을 올린 자동차부품업체 삼성공업은 임직원 75명이 근무 중인 전북 군산시 1·2공장을 이달 말 폐쇄키로 결정했다. 한국GM과 쌍용자동차 등에 자동차용 판넬·프레임을 공급하는 1차 협력사인 삼성공업은 전방산업 부진 영향으로 최근 경영 활동에 직격탄을 맞았다. 이 회사는 영업손실이 2016년 5억원에서 지난해 36억원으로 늘어나는 등 수익성이 악화되는 추세다. 결국 삼성공업은 이달 말 군산공장 폐쇄라는 방법을 택했다. 삼성공업은 군산공장을 정리한 후 생산을 인천 본사로 일원화할 방침이다.

현대·기아차의 2차 협력사인 에나인더스트리는 지난 12일 만기어음을 막지 못해 부도를 냈다. 2016년 34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던 이 회사는 지난해 8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로 전환했다. 완성차 등 전방산업 침체가 올해까지 2년 이상 이어지면서 심각한 경영난을 겪어온 이 회사는 올 들어 직원들에 월급 조차 지급하지 못하는 상황에까지 이르렀다.

자동차와 전자, 조선, 철강 등 국내 전방산업 침체 영향으로 부품 등을 생산하는 중소 협력사들이 실적 악화로 잇달아 무너지고 있다. 거래처에 납품하는 물량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최근 미·중간 무역전쟁 본격화와 함께 최저임금 고율 인상, 거래처의 노조파업 등 악재가 겹치면서 중소 협력사들을 사지로 내몰고 있다는 지적이다.

22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 상반기 국내 13대 주력 품목 중 자동차(-5.6%)와 자동차부품(-2.5%), 디스플레이(-15.7%), 가전(-18.2%), 무선통신기기(-17.8%), 선박(-55.0%), 철강(-0.3%) 등 7개 품목의 수출이 감소했다. 반도체를 비롯해 석유화학·석유제품 등을 제외하면 최근 우리 경제를 견인하는 품목을 찾아보기가 힘든 상황이다.

이 같은 우리나라 주력 전방산업의 부진은 후방산업에 속한 중소 협력사들에게 고스란히 전가되고 있다. 특히 전자부품을 생산하는 중소 협력사들의 경우 한국산 스마트폰 판매가 최근 부진하면서, 납품 물량 감소로 인해 연간 적자를 우려해야 하는 상황이다. 철강업계 중소 협력사들도 최근 EU집행위원회가 한국산 철강제품에 대한 ‘긴급수입제한조치’(세이프가드)를 발동하면서 비상이 걸린 상태다. 가뜩이나 부정적인 업황에 근로시간 단축과 최저임금 인상 등 악재가 더해지면서 중소 협력사들의 경영 여건은 더욱 악화하는 모습이다.

이동주 중소기업연구원 기획조정본부장은 “일부 대기업들이 주요 전방산업을 이끄는 우리 경제구조 속에서 최근 중소 협력사들의 실적 악화는 필연적인 상황”이라며 “중소 협력사들은 국내 기업 의존도를 줄이고 중국 등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려 독자 노선을 강화하는 것 외에는 답이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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