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화웨이 구하기·美-농가지원.."무역전쟁 출혈 막자" 안간힘

방성훈 기자I 2019.05.24 15:40:35

美, 무역전쟁 피해 농가에 160억달러 지원키로
화웨이 구하기 나선 中…‘유럽 껴안기’
트럼프 “화웨이, 합의에 포함 가능”
中도 강경 대응은 아직…양국 모두 타결 가능성 열어둬

시진핑(왼쪽) 중국 국가주석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FP PHOTO)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미국과 중국이 무역전쟁에 따른 ‘출혈’을 막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중국 정부는 화웨이를 구하기 위해 유럽 껴안기에 나섰고, 미국은 농가 지역에 대한 지원에 나섰다.

양국 모두 아직까진 대화 가능성을 아예 닫아두지는 않고 있다. 중국은 미국의 맹공에도 외교적 대응 수위를 높이지 않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화웨이 제재 철회 가능성을 내비쳤다.

하지만 내달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 정상회담이 열리길 기대하는 만큼 합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연일 격화되는 미중 무역갈등에 일각에선 정상회담이 불발될 수도 있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美, 무역전쟁 피해 농가에 19조원 지원

미중 무역전쟁 이후 직접적으로 타격을 입은 분야는 미국은 대중 수출 의존도가 높은 농축산업, 중국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를 비롯한 IT 분야다. 양국 모두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2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이날 중국과의 무역전쟁으로 피해가 예상되는 농가들의 손실을 보전해주기 위해 160억달러(약 19조원)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총 세 차례에 걸쳐 145억달럴 지급하고, 나머지 15억달러는 중국 외 시장 진출을 위해 쌓아두기로 했다. 첫 지원은 오는 7월 말부터 8월 초 이뤄질 예정이다.

최근 미국 농가에서 경제적 어려움을 호소하며 표가 이탈할 조짐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소니 퍼듀 미국 농무부 장관은 “중국과의 무역전쟁 때문에 농민들이 피해를 본다는 사실을 트럼프 대통령도 알고 있다”면서 지시에 따라 지원 대책을 마련했다고 전했다.

◇화웨이 구하기 나선 中…‘유럽 껴안기’

중국은 유럽 껴안기에 나섰다. 미국의 화웨이 공격이 다른 국가들로 확산되는 것을 막겠다는 의지다. 미국의 제재 이후 일본과 영국, 대만 등지에서는 화웨이 스마트폰 판매 보이콧 움직임이 일고 있다.

중국 지도부 서열 3위 리잔수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장은 지난 18∼21일 오스트리아를 방문해 미국의 제재 일변도 무역정책이 “다른 국가의 이익을 해친다”고 지적했다.

그는 알렉산더 판데어벨렌 오스트리아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 “다자주의와 자유무역 수호는 국제 사회의 공통된 책무다. 일방주의와 보호무역주의는 글로벌 흐름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미국의 일방적인 보호무역주의에 함께 맛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에이브러햄 리우 화웨이 유럽지역 부대표도 21일 “트럼프 행정부의 블랙리스트 지정은 중국 회사뿐 아니라 글로벌 무역 규칙에 대한 대한 전례 없는 공격이다. 당장 내일 다른 국가 기업에게도 일어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유럽 국가들과 반미 전선 구축을 시도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화웨이, 합의에 포함 가능”…타결 가능성 열어둬

미국과 중국 모두 무역전쟁에 따른 피해를 의식한 듯 대화 가능성은 여전히 열어두고 있다. 중국 외교부는 미국의 관세폭탄, 무역협상 중단, 화웨이 제재 등에 대해 “경제적 횡포”라는 외교적 수사 차원에서만 대응했다. 비판 수위가 높지 않다는 점에서 대화를 통한 합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분석했다.

여기엔 트럼프 대통령의 화웨이 압박이 중국이 IT 부문에서 세계 초강대국으로 부상하는 것을 막기 위한 전략인지, 단순히 무역협상을 승리로 이끌기 위한 전략인지 판단이 힘든 점도 작용했다고 통신은 설명했다.

이와 관련,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G20에서 시 주석과 만날 것을 기대하고 있다”면서 신속한 합의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또 “중국과 합의가 이뤄지면 화웨이도 포함될 수 있다”면서 화웨이 압박이 협상용 지렛대임을 시사했다. 로이터도 “트럼프 대통령이 여전히 화웨이 와일드카드(Huawei-saving wild card)를 놓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퍼듀 농무장관도 “중국이 협상 테이블에 돌아오기를 기대하고 있다”면서 “G20 정상회의가 협상을 다시 시작하는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거들었다.

그러나 양국 간 갈등이 날로 격화되면서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의 정상회담이 성사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보도했다.

중국국제경제교류중심(CCIEE)의 장 얀셍 연구원은 정부 주최 기자회견에서 “기존의 대치 국면이 해소되지 않으면 정상들 간 회동에서 어떤 것도 기대할 수 없다. 두 정상이 만날 수 있는 여건이 갖춰지지 않으면 정상회담 개최 여부가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미중 무역전쟁 확산

- 美므누신, 中의 '1단계 무역합의' 이행 지연설에 '제동' - 美무역적자 6년만에 첫 감소…對中적자 18%↓ - 끝나지 않은 G2무역전쟁, 韓경제는 어디로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