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美 농산물 年300억달러어치 추가 구매 제안"

방성훈 기자I 2019.02.22 10:52:29

블룸버그 "추가 농산물 구입, 무역협상 MOU에도 포함"
"무역적자 축소에 도움되지 않는 제안…실제 이행도 의문"

시진핑(왼쪽) 중국 국가주석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FP)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미국과 무역협상을 벌이고 있는 중국이 매년 미국산 농산물 300억달러어치를 추가 구매하겠다고 제안했다. 협상 마감 시한인 다음달 1일까지 합의안을 도출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블룸버그통신은 21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이 대두(콩), 옥수수, 밀 등 미국산 농산물을 연간 300억달러어치 추가 구매할 수 있다고 미국 측에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아직 구체적인 규모와 항목들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이 제안은 양국간 협상 양해각서(MOU)에 포함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 개시 전에 “많은 양의 옥수수가 중국의 쇼핑 리스트에 담길 것”이라고 말한 것과도 일치한다. 지난 2017년 중국의 미국산 농산물 수입 규모는 약 242억달러다. 하지만 무역전쟁 발발 이후 보복관세를 부과하면서 지난해에는 160억달러로 감소했다.

소니 퍼듀 미국 농무부 장관은 블룸버그에 “중국이 얼마나 많은 양의 미국산 농산물을 추가로 구매할지, 또 어떤 농산물을 구매할지를 언급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며 “굳이 기대하고 싶지는 않다”고 말했다. 퍼듀 장관은 그러면서 “양국이 (중국)구조개혁에 합의한다면 우리는 시장을 매우 빠른 속도로 회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블룸버그는 또 양국 대표단이 곡물 찌꺼기에 부과하고 있는 반덤핑 및 반보조금 관세 철회 방안도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곡물 찌꺼기는 주류나 알코올 생산 후 남은 옥수수 등의 찌꺼기로 주로 동물 사료에 쓰인다.

중국은 그간 무역적자 규모를 줄이는 방향으로 협상을 진행해 왔다. 하지만 인터네셔널 에프씨스톤의 알란 서더먼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은 협상에서 많은 제안을 하겠지만 핵심은 검증과 집행”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 측의 대규모 (농산물) 구매가 무역적자를 축소할 수 있을 것이라는 데에는 회의적”이라며 “곡물 찌꺼기를 대량 구매하는 것은 무역불균형 해소에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한편 21~22일 이틀 일정으로 협상을 진행중인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 대표단은 농산물 외에 △기술이전 강요·사이버 절도 △지식재산권 △서비스 △환율 △농업 △비관세 무역장벽을 다루는 6개 MOU 초안을 작성중이다. 다만 아직 의견을 좁히는 데에는 다소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초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무역전쟁 휴전에 합의했다. 당초 예정돼 있던 2000억달러 규모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 인상(10%→25%)도 잠정 보류됐다.

일각에선 협상 기한이 늘어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9일 백악관에서 무역협상 시한에 관한 취재진 질문에 “타이밍에 대해서는 정확하게 말하기 어렵다. 그 날짜(3월 1일)가 마법의 날은 아니다”고 언급했다. 또 그는 “협상은 아주 잘 진행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협상 마감 시한인 다음달 1일 이후에도 관세 인상을 보류할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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